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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를 통해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한 AI 프로필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10대와 20대보다는 30대 이상 사용자 중심으로 이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AI 지브리 스타일 프사 유행,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이 현상에 담긴 윤리적 쟁점을 짚어본다.
프사를 둘러싼 기술, 창작, 그리고 윤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브리 프사 유행, 왜 불편함을 자아내는가
AI가 만든 지브리풍 이미지가 프로필 사진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불편함과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사용자들은 본인의 셀카를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바꾸며 색다른 경험을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해당 화풍의 창작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공개적으로 AI 생성 이미지에 대한 강한 반감을 표현한 바 있다. 특히 본인의 스타일이 무단으로 학습에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이 제기됐다.
유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분위기 또한 지적받고 있다.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획일화된 감성 소비로 보인다는 비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프사로 자신감 없는 얼굴을 미화하려는 것 같다”, “유행만 쫓는 문화”라며 냉소적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본인의 얼굴이 AI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에서 개인 정보 보호 문제도 우려된다. 지브리풍으로 변환된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사진 데이터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저작권과 창작자의 권리, 어디까지 고려되고 있나
이번 AI 지브리 프사 유행은 기술 발전이 저작권 윤리와 충돌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법적으로 특정 그림체(화풍)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원본 이미지나 작품을 무단으로 수집해 AI 학습에 사용하는 행위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AI 기업들은 작가들의 항의로 데이터베이스를 수정하거나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대부분 “재미로 한 번 해본 것뿐”, “상업적 이용이 아니라 괜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 방식은 창작자의 노력을 폄하할 수 있으며, 지브리를 비롯해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AI의 무단 학습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와 창작 동기 상실을 겪고 있는 현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 문제는 단지 지브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심슨, 디즈니, 찰리브라운 등 다양한 유명 화풍이 AI 학습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창작에 대한 존중과 기술 활용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은 앞서가고, 사회는 뒤따른다
CCTV, GPS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회는 항상 사생활 침해나 윤리적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시간이 흐르며 기술이 사회적 효용성을 입증해온 사례도 있지만, 예술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격차는 사회적 긴장으로 이어진다.
AI는 단순한 대체 수단이 아니라, 창작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코딩 분야에서는 GPT를 활용한 자동화가 개발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인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에서는 여전히 창작자의 손끝에서 나오는 감성이 중요시된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적 감수성과 윤리 기준은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문화 지체’라고 부르며, 일부 전문가들은 기술 도입 이전에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남는 질문은 ‘어떻게 쓸 것인가’
이번 지브리 스타일 AI 프사 유행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우리가 창작과 기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10대와 20대는 이러한 기술적 유행을 수용하는 주요 소비자이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세대다. 유행을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창작자 존중, 개인정보 보호, 기술 윤리를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