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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 현실을 다룬 이 이야기에는 부모의 삶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공교육 시스템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환경’이다. “근묵자흑”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그가 자라는 환경과 어른들을 닮기 마련이다. 부모의 무관심, 방임, 혹은 경제적 격차가 아이들의 학업과 인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들은, 우리가 왜 교육에 있어 평등을 논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만든다.

경제적 격차가 만들어낸 학군의 현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학군은 부모들의 삶의 질뿐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 수준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신도시나 고급 빌라 인근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여겨지는 임대주택과 그 학교를 피하기 위해 위장 전입, 이사, 혹은 전학을 감행한다. 실제로 “20평대가 10억이 넘는” 지역의 학부모들은 학군 수준을 신중히 따지고, 이로 인해 일부 초등학교는 신입생이 13명에 불과할 정도로 외면받는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히 거주 형태에 따른 차별을 넘어, 부모의 재력과 태도가 자녀의 사회적 환경을 통제하려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부모들이 자식을 망친다”는 말처럼, 많은 경우 부모의 편견이 자녀의 사고방식과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임대아파트 출신의 모든 아이들이 문제라는 편견도 부당하지만, 문제는 특정 환경이 반복적으로 방임과 결합될 때 생긴다.

교사의 역할과 소규모 학교의 가능성

이러한 계층 간 격차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존재한다. 이름을 불러주고, 아침 등굣길에 한 명씩 아이들을 반겨주는 교장선생님. 그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아이 한 명 한 명을 ‘존재’로 존중하는 참교육자다. “아이들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라는 댓글이 이를 증명한다.

소규모 학교는 과밀학급에 비해 개별 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다만, 이런 장점이 실제로 실현되려면 교사의 관심과 역량이 필수적이다. “정말 참 교육자시다”, “이런 교장선생님 밑이라면 우리 아이 보내고 싶다”는 말은, 결국 교육의 본질이 ‘사람’에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노력은 더욱 빛난다.

부모와 사회의 책임, 그리고 필요한 변화

한국 사회는 지금 다시 신분제를 쓰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차는 삶의 모든 영역을 침투했다. 부동산, 학군, 교육, 인간관계까지도 경제적 지위에 따라 선을 긋는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라는 말은 이제 공허한 외침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단순한 경제력 차이가 아니라, 그것을 이유로 타인을 배척하고 소외시키는 ‘의식’이다.

변화는 어른들에게서 시작돼야 한다. 아이는 환경의 산물이고, 환경은 결국 어른들이 만든다. 공교육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사회 교육의 장이다. 그것을 지켜야 한다. 교육의 평등은 이상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교육 격차 해소는 단지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의 인식 변화, 교육자에 대한 존중, 부모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아이를 대하는 사회 전체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나와 다른 환경의 아이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자라며 배우는 경험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위한 진짜 교육이 아닐까.

진정한 변화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오늘도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한 사람의 교장선생님이 그걸 증명해 보였다.